김윤진 사진전 <On Air>

November 12, 2006

 

김윤진 사진전 <On Air>

2006.11.12 ~ 2006.12.31

 

Gallery 瓦 WA 에서는 젊은 작가 모색의 일환으로 드라마 촬영현장 등에서 활발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사진가 김윤진의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전시 제목은『 ON AIR 』이며, 내용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대비를 위한 제시입니다. 현실과 드라마 속의 가상 그리고 그 배후의 제작진, 같은 공간 안에 공존하며 서로 다른 세계를 이루는 요소들의 다면적 교차와 그를 통한 관계성 및 소통의 이해가 이번 전시의 의도입니다. 
전시된 사진속의 인물들은 TV 드라마 등을 통해 익숙한 배우들이며, 또한 감독을 포함한 제작스텝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단지 익히 알려진 배우들의 외적인 모습이기 보다는 우리가 알고 싶어 하는 세계와 그렇지 못한 이면의 대비입니다.

사진 속의 아름다운 여배우의 웃는 모습은 촬영을 위한 준비된 웃음이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연습된 개인적 생활 속의 친밀감을 보여주는 웃음입니다. 결국 카메라는 작가의 수준과 관심의 정도 속에서 이미지를 만들 수밖에 없기에 작가가 작업하는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생활 속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 이러한 전시의 의도. 곧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이면, 또한 그러한 것들 상호간의 관계와 나아가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돌아보기 위하여 전시와 관련된 모든 수익은 소아암등과 관련된 아동복지기금으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ON AIR]

Ⅰ. 소통과 관계에 관하여

과거에는, 곧 우리가 옛날 옛적으로 알고 있는 고대로 부터 활자나 혹은 소설이라는 형식이 나타나기 이전에는 소통과 관계의 방법으로 이야기의 형식을 취하였다. 이야기라는 것은 경험의 직접적 전달을 의미하며, 이것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의 듣는 행위 자체가 새로운 경험으로써 전달자와 함께 그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정보의 전달과 보존을 위해 문자가 생성되고 활자와 같은 미디어가 발달하였으나 한편으로는 이것이 소통의 가치를 점점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원시벽화와 같이 주술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매체의 소용이 점차 변질되어 정보의 공유를 위해 발달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매체의 발달이 한편으로는 소통에 방해요인이 되기도 하였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며 재미있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정보의 제공이 제한된 상항 속에서 주어졌으며, 전달되는 경험에 있어서도 매우 단순한 성격을 띠고 있었다. 단, 단순하다는 것이 그 정보의 가치와 유익이 미비하다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필요한 정보가 단순하다는 것은 그 정보가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주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생존과 관계된 것을 의미하며 그 내용은 식량의 공급, 주변에 사는 사람들의 우호적 성향과 또는 호전성 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의 효율적 제공과 보존을 위한 미디어의 발달은 점차 개인의 사회적 속성에 관계없이 모든 정보의 공유를 강요하였으며, 미친 듯이 넘치는 간접경험의 증가는 타인의 경험에 대한 관심의 부재를 불러왔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생활에 대한 관심의 결핍을 의미하며, 경험의 전달의 상실은 곧 관계의 친화성에 이상을 가져오는 것이다.

 

Ⅱ. 카메라 라인과 F900R ENG카메라 사이에서

우리가 보는 모든 사진이미지의 기본전제는 사진가가 이미지가 처음 생성되는 시점에 그곳에 있었다는 것이다. 때로는 천체사진과 같이 대상과의 물리적 거리가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대상과 호흡하는 위치에 사진가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ON AIR]의 사진가 김 윤 진의 공간은 카메라라인 (촬영을 위하여 만들어 놓은 취재라인)과 F900R ENG카메라(방송용 카메라 기종) 사이에 위치해 있다. 김 윤 진은 그 곳에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현실과 이상을 넘나들며 마치 지구와 B-612행성〔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가상의 행성 〕사이의 공간에서 유영하듯 작업을 하고 있다.

작가가 그곳에서 F900R ENG카메라와 방향을 같이하면 그곳에는 이상이 있다. 드라마속의 가상의 현실은 시청자들에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상의 세계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윤 진 의 사진에는 F900R ENG카메라의 앵글에 잡힌 익숙한 이상의 세계이외에 스텝들
의 모습도 있다. 그 이미지에서 우리는 낯선 현실의 모습을 보기도 한다.

때로 사진가의 눈에는 카메라라인의 기자들이 표적이 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이상의 방향에서 곧 가상의 현실에서 바라본 현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순간 카메라 라인을 경계로 기자와 김 윤 진은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세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인정받고 있는 많은 사진가들이 카메라의 눈은 매우 진실 되어 속일 수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사진가가 결국은 모든 사물을 자신의 관점과 수준에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보다 진지한 대상을 주제로 삼고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사진의 기록성에 진지한 이해로써 농축된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다큐멘터리 작가는 말할 것도 없고,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목적을 위하여 주어진 대상의 감각적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광고사진가에게서도 볼 수 있다. 흔히 광고 사진은 해외로케이션을 하는데 그 때 사진이미지에 사용되어진 배경이 극히 일부분이어서 어딘지 알 수 없으며, 도무지 멀리 떨어진 공간의 필요에 의심이 갈 때일지라도 그렇다.

 

Ⅲ. 새로운 관계의 모색

시대의 변화와 함께 과거에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과 중요했던 것들이, 이제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거나 그럴 필요가 없어지곤 한다. 
이제 사람들은 파괴적 분출과 폭발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으로 저마다 각자의 사회집단 속으로 분속(分屬)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매스 미디어의 발달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조직적 결합 없이 대중의 한 구성이 되기도 하는데, 이렇듯 생존을 위한 이기적 흩어짐과 끝없는 간접경험의 소화불량은 타인의 경험에 대한 소통에 인색하게 되었으며, 수동적 수용의 만연은 밀집된 대중의 일반적 모습이 된 것이다.

김 윤 진의 사진 속에 담겨진 이미지에서 우리는 이상과 현실의 공존에 대한 이해와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드라마속 인물에 대한 대중의 필요 이상의 관심과 경험의 공유에 대한 갈망은 단지 그들 주역의 일색의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단지 그들의 외모는 그 환상의 통로를 용이하게 넘나들게 하고, 그 가상의 현실로 대변되는 이상을 아름답게 포장하기 위한 매개체로써의 장치일 뿐이며, 우리 자신에 내재된 이상의 대변자로써의 그들에 대한 기대와 환상에 기인한 나르시즘인 것이다.

그것은 사진 속 연기자의 주변에 포착된 스텝의 모습에서, 또 틈틈이 사진가에게 보여주는 연기자들의 개인적인 웃음 속에서 우리는 가상의 현실 곧 이상의 친숙함에서 현실의 그들 모습으로 전이되는 낯설음을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증명되는데, 카메라라는 기계매체를 통한 경험을 타인에게 전달하며 그것의 관심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사진과 전시의 재미이며 또한 의도이다.

 

< epilogue > 
타인에 대한 관심이 결국 어떤 소통에 대한 해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연속성과 관계되는 하나의 제안일수 있기에, 사진가 김 윤 진은 이번 [ON AIR]전시와 관련된 모든 수익금을 아동복지기금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태 윤 (Gallery 瓦 Wa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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