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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정형우 사진전 <NA-飛, 지금 날다>

June 8, 2010

故 정형우 사진전 <NA-飛, 지금 날다>

2010.06.08 ~ 2010.06.22


NA-飛, 지금 날다

 

사진 전시는 다양하게 많지만, 공연예술 분야의 무대나 인물을 전문 주제로 다룬 사진전은 흔치 않다. 6월에 양평의 사진전문갤러리인 ‘와’ 갤러리(6.8~6.22)와 인사동의 ‘물파’ 갤러리(6.16~6.23)에서 초대전으로 열리게 될 고 정형우 작가의 색깔 있는 두 개의 사진전 <한국의 연극배우 展> & <바람의 묵시록 展>은 무대 안팎의 아티스트들을 조망하고 무대공연예술을 조망했다는 점에서 사진예술분야에서 뿐만이 아니라 공연예술분야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극과 무용 분야의 전문 사진작가로 예술의전당, 월간 <객석>, 월간 <아트뷰>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고 정형우는 지난해 10월, 삶과 예술에 대한 갈등과 고민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안타깝게도 서른아홉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난하고 젊은 아티스트의 한 명으로써 느꼈을 법한 불안과 갈등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그가 남기고 간 작업물은 지난 10여 년간 특히 집중되었던 그의 노력과 고민의 흔적을 충분히 읽을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결과물이다.

 

6월 양평과 서울에서 각기 다른 주제와 색깔을 가지고 열리게 될 와 갤러리와 물파 갤러리, 각각의 초대전은 무대 공연예술 분야의 소중한 존재로서 충분한 가치를 얻었던 그의 행적을 추억하고, 한발 더 나아가 공연예술 분야의 전문 사진의 예시를 보여줄 수 있는 흔치 않은 전시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무대 안팎의 아티스트가 한자리에

 

와 갤러리에서는 ‘한국의 연극배우’ 남녀 20명(백성희, 강부자, 예수정, 정경순, 윤소정, 김성녀, 윤석화, 박정자, 손숙, 김호정 / 장민호, 윤주상, 장두이, 정동환, 김갑수, 전무송, 권성덕, 이호재, 안석환, 정규수)을 독특한 콘셉트로 기획 촬영했던 인물 사진과 더불어 대형 공연 사진 이외에도 연극과 무용 장르의 공연 사진을 엮은 영상물도 선보인다.

 

한편, 물파 갤러리에서는 ‘바람의 묵시록’이라는 이름으로 무대 밖의 아티스트들에게 주목한다. 건축가(곽재환), 작가(김훈, 박남준, 이외수, 이생진, 조병준), 미술가(강요배, 변종곤, 양종세, 정미조, 최병수), 뮤지션(김두수, 임의진, 장사익, 전제덕), 춤꾼(이매방, 하용부, 조갑녀), 사진가(김홍희) 등 각각의 분야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펼쳐내고 있는 야생적 기질의 아티스트를 주제로 그들의 사랑스럽고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낸 사진전을 준비했다. 


물파의 초대전은 정형우 작가의 셔터 속도와 시선을 따라 ‘긴 호흡으로’ ‘순간을 담아’로 나뉜다. 6월 16일 진행 될 오프닝에서는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바람의 묵시록>(글 송준, 사진 정형우, 동녘출판사)의 출판 기념회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물파 갤러리에서는 무대 밖 아티스트들이 메인 전시를 구성하는 동안 무대 안 아티스트(장한나, 윤석화, 김갑수, 전무송, 안석환 등)들이 갤러리를 에워싼 보조 전시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무대 밖 아티스트들의 열정을 향한 박수로 무대 위 아티스트들이 기꺼이 몸을 살라 불을 밝히는 스포트라이트가 되어주는 셈이다.

‘한국의 연극배우’ 시리즈는 월간 <객석>의 기획 시리즈물로 지난 2005년 한 해 동안 월간지 지면을 통해 소개된 바 있고, 무대 밖 아티스트들은 월간 <아트뷰>(성남문화재단 제작)에서 전시 제목과 동일한 ‘바람의 묵시록’이라는 타이틀로 지면에 소개된 바 있는 아티스트들의 묶음이다.

 

연극에 빠져 가슴으로 셔터를 누르다

 

고 정형우 작가는 여러 장르 가운데에서도 특히 연극과 무용 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무대 안팎의 공연예술 분야로 일관되었던 그의 노력은 연극 연출가 손진책, 이윤택, 한태숙, 양정웅, 박정희 등으로부터 신뢰와 인정을 받았고, 극단 미추, 물리, 연희단거리패, 여행자, 풍경 등과 배우 박정자, 윤석화 등 특히 연극 단체와 연극인들과도 교류가 활발했다.

 

많은 예술 장르 가운데에서도 특히 연극 분야는 경제적인 제작 규모나 무대의 빈약함, 이해의 난이도 등을 이유로 사진작가 군에서도 기피하기 쉬운 장르다. 설사 연극 쪽에서 시작했던 사진 작가였다 하더라도 결국은 상대적으로 모양새가 번듯해 보이고, 보다 쉽게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무용 분야로 전문 분야를 전향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인 생각으로 전문 분야를 연극 무대로 고집했던 고 정형우 작가의 활동 행적은 거의 유일무이했다. 

 

연극과 무용 장르에 가까이 있었던 정형우 작가는 유독 연습장을 많이 찾고, 작품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많았던 작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일단 작품에 대한 의뢰를 받으면 대본을 구해서 읽고 연습 과정을 면밀히 살피는 것을 작업 준비의 첫 단계로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공연 촬영 의뢰를 받을 경우, 대부분의 작가들이 약속한 날짜와 시간에 맞춰 극장에 도착해서 단시간 내에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비하면 수시로 연습장을 드나들고 늘 대본을 손에 들고 다녔던 정 작가는 머리와 기술로서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낀 감동으로 셔터를 누르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정형우 작가는 지난 20여 년의 사진 작업 가운데 최근 10여 년 동안 공연예술 장르에 집중했다. 청주대 공과대학 재학 중 사진서클에서 활동한 것을 인연으로 졸업 후 다시 신구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이후 10여 년간 예술의전당을 거쳐 월간 <객석>과 성남아트센터의 월간 <아트뷰>에서 활동하였고 2006년부터 스튜디오 NA-飛를 운영하며 공연예술 아티스트와 무대공연예술분야 중 특히 연극에 주력하는 활동을 펼쳤다.

 

 

우리가 기억하는 사진 작가 정형우

 

 

길지 않은 그의 삶속에서 사진예술에 쏟은 그의 정성과 일관된 노력, <예술의 전당> <객석> <아트뷰> 등 공연예술 잡지 지면을 통해 그가 보여준 사진들은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공연예술 - 그 작품과 사람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었고 지금까지 어떤 사진작가도 성취해내기 어려웠던 무대 위의 광휘를 성공적으로 잡아낸 기량이 있는 작가였다.  

-연극 평론가 구히서

 

최종 리허설 때마다 극장에서 한없이 예민한 연출에게 그는 존재하지 않는 사진작가였습니다. 그는 그렇게 사진에 대한 욕심만큼이나 초긴장의 순간에 무대와 앙상블을 이뤄가며 셔터를 눌렀습니다. 극장에서 셔터소리에 가장 민감해하는 연출이지만 그의 셔터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습니다. 

- 연극 연출가 양정웅


피사체를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도 분명한 자기생각 안에서 셔터를 눌렀다. 그만큼 성실하고 정직했다는 뜻이다. 덕분에 피사체는 더없이 자유롭고, 사진은 더없이 여유롭다. 공연예술 쪽 사람들은 아까운 인재를 잃었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될 것이다.   

- 사진작가 이성균


정형우는 천재형이기보다 노력형에 가까운 작가였습니다. 지겹게 익히고, 지독하게 파고듭니다. 공연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작품에 담긴 정서와 목소리를 거듭 반복하여 느낀 뒤에 카메라를 들었고,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미리 인터뷰이의 이미지 시퀀스를 상정하고 혼자서 미리 가상의 리허설 촬영을 하곤 했습니다.

- <바람의 묵시록> 작가, 칼럼니스트 송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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